사상 최대 규모의 난민 사태 속에서 삶을 다시 일으키는 영어

- 강제 이주민과 소외 계층 3만여 명이 영어를 배우다
- 5년간의 새 영향 평가 연구에서 뜻밖의 효과 확인
- 학습자의 대다수는 여성과 소녀
Cambridge University Press & Assessment가 새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천 명의 난민이 수강한 한 영어 프로그램이 이들의 삶과 앞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Jesuit Worldwide Learning(JWL)이 운영한 Global English Language(GEL) 프로그램을 평가한 것입니다. 평가는 케냐의 난민 학습자와 이라크의 귀환민 학습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GEL 프로그램은 2017년에 시작된 이후 30여 개국 100개 센터에서 32,000명의 학습자를 만났습니다. 캠브리지는 교사 연수와 학습 자료, 시험을 제공하며 이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치러진 캠브리지 영어 시험은 30,000건이 넘습니다.
분석 결과, 영어 학습은 강제 이주민이 삶을 다시 세우고 공동체를 단단히 하며 진학과 취업으로 가는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난민촌에서 영어는 공통의 언어가 되어 생활을 꾸려 가는 데 도움을 주었고, 여성과 소녀의 고등교육 접근성도 높여 주었습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학생 10명 중 9명이 영어 학습으로 삶이 나아졌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 81%는 영어 학습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 사람들의 삶을 개선했다고 답했습니다.
- 학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강좌를 통해 취업 전망이나 직업 역량이 나아졌다고 답했습니다.
- 학습자의 90%는 영어 학습 덕분에 영어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습니다.
- 케냐에서 여학생은 등록 학습자의 51%를 차지했지만, GEL 강좌 3개를 이수할 가능성은 남학생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 이 결과를 바탕으로 JWL은 GEL 프로그램을 고등학교 여학생에게까지 넓히고 있으며, 학습 지속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 퍼실리테이터를 더 많이 채용했습니다.
보고서는 영어 교육이 강제 이주와 기회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캠브리지 영향 평가 책임자 브리기타 세귀스(Brigita Séguis)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사람들이 그저 영어 수업 하나를 듣기 위해 들인 엄청난 노력과 감수한 위험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극심한 더위 속에서 몇 시간을 걸었고, 남의 차를 얻어 타거나 산을 넘어 왔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영어가 열어 주는 기회 때문에 다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음식과 물, 안전 같은 기본적인 필요가 언제나 먼저이겠지만, 학습자들은 교육이 앞으로 다가올 일을 준비하게 해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분쟁과 불안정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은 2000년 약 3,800만 명에서 2025년 1억 1,7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¹. 긴급 상황에서 교육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캠브리지 영어 부문 글로벌 총괄 이사 프란체스카 우드워드(Francesca Woodward)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습니다.
"분쟁과 불안정으로 교육이 중단되는 일이 충격적일 만큼 늘고 있습니다. 강제 이주민의 교육을 지원하는 일은 세계적인 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이 보여 주는 회복력과 의지는 큰 감동을 줍니다.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를 익히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기회를 얻고, 사람들과 이어지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갈 힘을 갖는 일입니다. 누구나 그런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분야를 지원하고 도울 수 있는 것은 캠브리지에게 큰 영광입니다."
Jesuit Worldwide Learning의 Global English Language 프로그램 책임자 수재나 에이블화이트(Susanna Ablewhite)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세계 정세에서는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탄탄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강제 이주를 겪은 학습자, 특히 여성에게 JWL의 Global English Language 프로그램은 희망과 더 밝은 미래를 열어 주는 진정한 생명줄입니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큰 힘을 보태 준 캠브리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래에서는 케냐와 신자르의 GEL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두 명과 퍼실리테이터 한 명이 강제 이주를 겪은 학생들이 어떻게 미래를 다시 써 나가고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파니크의 이야기: 케냐에서 공통의 언어로 공동체를 일구다

영어 프로그램의 효과는 케냐 북서부의 카쿠마 같은 난민촌에서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카쿠마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². 이곳의 학습자들은 영어를 교육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니라, 서로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파니크는 분쟁을 피해 카쿠마에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졌고, 대학 공부와 고향 마을도 버려야 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장벽 가운데 하나가 언어였습니다.
"처음에는 카쿠마에서 어울리고 소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르완다, 수단, 남수단, 소말리아,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카쿠마에서 파니크는 곧 공통의 언어가 없으면 오해를 풀기도, 관계를 쌓기도, 심지어 일상생활을 꾸려 가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학습자의 90%가 영어 학습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자신감이 커졌다고 답한 보고서의 결과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GEL 강좌에 등록한 뒤, 파니크는 상호작용이 활발한 학생 중심 수업 방식 덕분에 영어 실력이 늘었고 다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영어는 사람들이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치유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군가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공감하고 서로를 도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다른 학습자들도 같은 생각을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의견에 따르면, 여럿이 함께 영어를 배우는 과정은 치유와 재건을 돕고 민족 · 종교 집단 간의 긴장을 누그러뜨렸으며, 난민촌 안에서 평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했습니다.
현재 파니크는 카쿠마에서 생활하면서 세인트루이스 대학교(Saint Louis University)에서 원격으로 일반학(General Studies) 학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또한 난민촌 내 교육을 지원하는 난민 주도 단체 Wings to Fly Initiative에서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GEL 프로그램이 키워 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영어 교육이 생계를 지원하는 역할도 강조합니다. 학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GEL 강좌로 취업 전망이나 직업 역량이 나아졌다고 답했으며, 일부는 NGO에서 일하거나 지역사회에서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제게 카쿠마는 갖가지 압박 속에서 힘겹게 버텨야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희망이 있는 곳입니다."
사라의 이야기: 여성과 소녀의 교육 장벽을 걷어 내다

보고서는 극복해야 할 장벽, 특히 케냐의 여성과 소녀가 마주한 장벽도 짚었습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케냐 GEL 학습자의 51%는 여성과 소녀였지만, 학습을 이어 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GEL 과정을 3단계 이상 마친 비율은 남성 학습자가 12%였던 데 비해 여성 학습자는 5%에 그쳤습니다.
두 자녀와 함께 카쿠마에 사는 사라에게 어려움은 현실적인 면과 문화적인 면 모두에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날 때 우리는 살기 위해 도망쳤기 때문에, 학력 증명서처럼 필요할지 모르는 물건을 챙길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사라의 경험은 보고서에서 확인된 흔한 문제를 보여 줍니다. 강제 이주를 겪은 학습자들은 학업을 이어 가거나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라는 결국 우간다 시험위원회에서 성적의 디지털 사본을 받아 학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넘기 더 어려운 장벽이 또 있었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것은 특히 여성에게 어렵습니다. 저처럼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많습니다. 제 고향에서는 엄마가 학교에 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아이만 돌봐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둘 다 해야 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뒷받침해 주는 여건이 갖춰진 곳에서는 영어 교육이 여성 학습자에게 큰 변화를 가져와 자신감과 취업 역량, 사회 참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사라가 걸어온 길이 그 가능성을 잘 보여 줍니다.
사라는 이후 GEL 프로그램 퍼실리테이터가 되었습니다. 카쿠마에서 이 역할을 맡은 여성은 단 두 명뿐입니다. 학습자들은 평가단에게 리더 자리에 있는 여성을 보는 것이 다른 여성과 소녀에게 동기를 주고 학습을 이어 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케냐와 이라크의 학생 가운데 72%는 GEL 퍼실리테이터가 되고 싶다고 답했고, 10%는 이미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JWL은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GEL 프로그램을 카쿠마 난민촌과 칼로베예이 정착촌의 다른 고등학교로 넓히고 있습니다. 이 학교들의 학생 상당수는 여학생일 것입니다. 사라가 이 사업의 코디네이터를 맡을 예정입니다.
"GEL 프로그램의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많은 학생이 이 프로그램 덕분에 일자리를 얻었고, 그중 상당수는 NGO에서 일합니다.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고, 다른 사람들이 교육을 받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달와즈의 이야기: 야지디 학살을 피해 미래를 세우다

이번 평가에서는 이라크 북부 야지디 공동체의 목소리도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학살과 강제 이주를 겪은 환경에서 학습자들은 영어를 교육과 취업의 도구일 뿐 아니라, 국제 사회와 직접 소통하는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많은 야지디 참가자에게 자신의 공동체에 일어난 일을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갖는 것은 정의와 인정, 치유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었습니다.
올해 18세인 달와즈는 ISIS가 이라크 신자르의 공동체를 공격했을 때 여섯 살이었습니다.
"우리는 집과 안전을 잃었고, 수천 명이 죽거나 납치되었습니다.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팔려 가고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달와즈와 가족은 평화롭게 살던 마을을 떠나 신자르 산으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달와즈는 그때 처음으로 새로운 문화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다고 회상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지만, 그럴 만한 언어가 없었습니다.
"제 생각과 느낌을 말하고 나누고 싶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럴 수 없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목소리는 있는데 말을 할 수 없어서 입을 다물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달와즈는 음악과 유튜브 영상으로 혼자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GEL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발전이라도 자랑스러웠고, 계속할 힘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은 야지디 학생들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퍼실리테이터들은 공동체가 함께 모여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일부러 안전한 학습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달와즈는 지금 B2 레벨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가장 큰 꿈 중 하나는 장학금을 받아 해외에서 공부하며 새로운 교육 기회를 찾고 성공적인 미래를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 익힌 언어 능력 덕분에 달와즈는 자신에게 열린 세상을 보고, 자신의 앞날과 공동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기회를 봅니다. 참가자의 81%도 같은 생각을 밝혔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는 여전히 희망과 꿈, 그리고 계속 나아갈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습니다. 제 경험을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쓰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편집자 참고 사항
- 이 증가 추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UNHCR 난민 인구 통계 데이터베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 USA for UNHCR이 2025년 10월에 발표한 자료입니다.
보고서 전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Language as a tool to recover and rebuild